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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문예의 역사적 구성과 현실 상황

뤄강(羅崗)

번역 : 송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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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읽기에 앞서 중국현대문학사의 분기를 설명하자면, ‘오사(五四)’ 신문학, 1920~30년대의 혁명문학과 좌익문학, 1940년대 항전문학, 신중국 건립 후 30여년 간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 그리고 1980년대 신시기 이래의 30년문학(내지 40년문학)의 굵직한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한편 신중국 건립 전과 후로 나누어 각각 현대문학과 당대문학이라 지칭하는데, 후자의 경우 좁은 의미로 사용할 경우 ‘일체화(一體化)’ 시기인 건국 직후 30여년의 문학만을 가리킨다. 이 글의 분석 대상인 인민문예는 항전시기 중국공산당 통치 지역인 이른바 ‘해방구’의 문화중심지 옌안문예와 공화국 전(前) 30년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을 포함한다.

 

 이 같은 중국현대문학의 사적 전개와 개념에 대해 저자 뤄강(羅崗, 1967~)은 어떠한 비판적 주장을 하는 것일까? 뤄강이 비판하는 대상은 현시점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지닌 1980년대의 문학사 패러다임으로, 이에 따르면 ‘오사’ 신문학 전통(인간의 문학)의 자연스러운 전개가 옌안문예(인민문예)에 의해 단절되었고, 그것을 1980년대 신시기 문학이 다시 회복시켰다. 뤄강은 이러한 역사서술이 현대화 서사에 기초해 인민문예를 전근대적인, 농촌의, 非미학적인 것으로 배척한다고 비판하고, 기존의 문학사 담론을 해체하며 ‘인민문예로 다시 돌아’갈 것을 주창한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작업을 진행하는데 바로 인민문예를 재독해 및 재정의하는 것, 그리고 인민문예를 ‘주체’로 하여 20세기 중국문학을 재서술하는 것이다.

 

 먼저 인민문예의 재정의와 관련, 그는 1990년대 ‘재독해(再讀解)’의 흐름을 주도하였던 탕샤오빙(唐小兵)의 작업을 이어받아 인민문예의 본질을 현대(도시인쇄문화)와 전통(농촌구전문화)의 전환 속에서 그 이원대립을 돌파한 “반현대적 현대 아방가르드 문화운동”이라 정의하였다. 唐小兵編, 『再解讀——大眾文化與意識形態』(增訂版), 北京: 北京大學出版社,2007, p8.

 

 다음으로 그는 인민문예를 중심축으로 이전의 ‘오사’ 문학과 변증법적으로 연결하면서, 동시에 신중국 건국 이후 공화국문학 전(前)30년과 후(後)30년의 전환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인민문예로 다시 돌아가기’ 작업의 핵심은 바로 이 두 번째 과제에 있다. 왜냐하면 그는 단순히 옌안문예의 문학사적 가치와 지위를 긍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 큰 해석력과 상상력을 지닌 새로운 문학사 패러다임”을 창출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과제는 현재 진행 중으로, 뤄강이 수장으로 있는 인민문예 공동연구와 함께 종합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뤄강은 ‘인민문예와 20세기 중국문학의 역사경험 연구’라는 제목으로 2017년 중국 ‘국가사회과학기금 중대항목’의 연구과제를 신청하였고, 첫번째 결과물로 2019년 『인민문예로 다시 돌아가기』를 출판하였다. 羅崗, 孫曉忠編, 『重返“人民文藝”』, 上海: 上海人民出版社, 2019. 공동연구과제의 문제의식과 연구역량, 뤄강 개인의 지적 역정 등에 관해서는 이하의 대담 참고. 羅崗, 張高領, 「在新的曆史條件下重返“人民文藝”——羅崗教授訪談」, 『當代文壇』第3期, 2018.

 

 이 글은 바로 단행본의 ‘머리말(序言)’로 실려 전체 연구의 목표와 취지, 맥락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일반적인 서문처럼 전체 연구의 안내나 연구사 정리를 하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학술 운동의 성명서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근년간 뤄강 등은 포스트 혁명 시기 사회주의 중국에서 ‘군중노선’을 재사유하는 비판적 지식인들(대표적으로 허자오톈賀照田)과 맥을 같이 하면서, 특히 ‘문학의 인민성’이라는 시각에서 인민을 다시 주체로 호명해오고 있다. 뤄강 등은 ‘인민문예로 다시 돌아가기’를 주창하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례연구를 생산하고 있는가? 인민문예를 ‘주체’로 한 새로운 문학사 패러다임을 창출하였는가? 다시 돌아간 인민문예에서 어떠한 사상적 역량을 발견하였고, 그것을 통해 오늘날 중국사회의 현실에 어떠한 비판적 제언을 하고 있는가? 이상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이 글의 국역이 얼마간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 唐小兵編再解讀——大眾文化與意識形態(增訂版), 北京北京大學出版社2007, p8.

2) 羅崗孫曉忠編重返人民文藝上海上海人民出版社, 2019. 공동연구과제의 문제의식과 연구역량뤄강 개인의 지적 역정 등에 관해서는 이하의 대담 참고羅崗張高領在新的曆史條件下重返人民文藝——羅崗教授訪談當代文壇3, 2018.

첨부파일 : 인민문예의 역사적 구성과 현실 상황_송가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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