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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학회 사학연구 史學硏究 第88號
발행연도
2007.12
수록면
821 - 857 (37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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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개항장은 외국상인과 본국상인의 경쟁과 대립, 협력과 매판의 현장이었다. 인천개항장의 본국상인들은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였는가? 국ㆍ내외상인 및 정치가와의 관계망을 활용하여 경제활동을 전개한 대표적인 상인으로 徐相潗을 들 수 있다. 그를 통해 근대경제와 정치의 관계, 개항장 근대상인의 존재방식과 그 동아시아적 특성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서상집은 개항기에는 미국계 타운센드(Townsend) 順信昌商會의 대리인으로 활동하였다. 미국상인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독립경영을 모색하면서 자본축적을 꾀하였다.
갑오개혁기에는 개화파와의 관계를 활용하여 公同會社를 세우고, 조세상납 대행 및 미곡무역, 그리고 해외홍삼무역을 전개하였다. 그는 한강과 황해연안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유통망을 구축하고, 나아가 인천개 항장의 이점을 살려 중국의 상하이와 일본의 개항장을 잇는 동아시아 유통망 형성을 모색하였다.
대한제국기에는 일본상인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한국상인의 이익을 옹호하는 민족적 성격의 紳商會社(協會)를 조직하였다. 그리고 대한제국 식산흥업정책의 분위기 속에서 해운업, 조선업, 금융업에 자본을 적극 투자하여 인천의 대표적 자본가로 성장하였다. 경제적 성장은 필연적으로 정치적 관계망에 포섭되지 않을 수 없어 개화파 유길준의 쿠데타기도 사건에 연루되기도 하였다.
서상집의 이러한 활동을 나는 중국의 ‘買辦’과 비교하였다. 상품거래의 중개인으로서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한 매판은 개항장의 여러 사업에 투자하고, 상인단체의 지도층에 속하게 되며, 애국운동에도 동참하고, 서구적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수용하였다. 서양회사의 대리인, 공동회사의 사장, 신상회사 조직과 애국활동, 각종 자본투자활동, 정치활동 연루, 양옥집과 양복 및 자녀의 외국유학으로 상징되는 서구식 생활방식 등에 있어서, 서상집은 중국 매판과 유사한 ‘한국형 매판’의 모습을 지녔다. 서상집과 같은 개항장 매판을 ‘동아시아 개항장 자본가’의 전형으로 평가해 본다.

목차

요약
머리말
Ⅰ. 서양회사의 대리인 및 자본축적
Ⅱ. 독립경영과 국ㆍ내외 유통망 구축
Ⅲ. 민족과 경제의 정치학
Ⅳ. 인천개항장의 ‘한국형 買辦’
참고문헌
Abstract

참고문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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