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감사인의 비감사서비스 시장점유율을 중심으로 감사인 제공 비감사서비스의 구매의사결정과 감사품질, 그리고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orean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K-IFRS) 관련 컨설팅서비스와 세무서비스로 구분한 세부서비스별로 회계정보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두 개의 연구로 구성되어 있다.
회계법인이 비감사업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해당 서비스의 제공 경험이 많고,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긍정적 측면을 의미한다. 동시에 감사 본연의 업무보다 비감사 수익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 감사 시에 독립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부정적 측면에서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감사인의 비감사서비스 병행 제한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면 피감사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감사품질이 저해된다는 의견과 양질의 비감사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를 제한한다는 의견이 대립된다. 그러나 피감사회사에 제공이 허용되는 비감사서비스가 감사의 독립성을 저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국내외 연구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며, 비감사용역 전면금지 시 회계산업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진 바가 없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와 달리 비감사서비스 시장을 확장하여 동일감사인의 비감사서비스 뿐 아니라 개별 회계법인이 제공하는 모든 비감사서비스 매출을 이용한다. 전체 회계법인의 비감사 분야 매출총액 중 특정 회계법인의 비감사 매출액 및 세무와 컨설팅서비스별 세부 매출액에 따라 비감사서비스 시장에서 각 회계법인의 시장점유율을 측정함으로써, 회계법인의 수익구조에 따른 특성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선행연구들과 차별된다.
첫 번째 연구(제1편)는 감사인의 비감사서비스 시장점유율이 높을수록 피감사회사가 감사인으로부터 비감사서비스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는지, 이 때 피감사회사의 감사품질에 차이가 있는지 검증한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8,484개의 기업-연도 표본를 사용한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감사인의 비감사서비스 시장점유율이 높을수록 피감사회사가 현재 감사인으로부터 비감사서비스를 구매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기 비감사서비스 구매여부와 이를 제공한 감사인의 비감사서비스 시장점유율과의 상호작용변수는 재량적발생액으로 측정한 감사품질을 떨어뜨린다는 결과를 발견하였다. 즉 감사인이 비감사 분야 시장점유율이 높을수록 피감사회사는 비감사서비스를 동시에 구매할 가능성이 증가하나, 이 때 감사인의 비감사분야 전문성에 따라 감사품질이 향상되는 효과보다는 비감사 수입에 의존하는 정도가 큼에 따라 독립성이 저해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감사업무보다 비감사업무에 집중하는 감사인인 경우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다.
감사보수 덤핑 경쟁에 따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회계법인들이 비감사 분야를 특화하여 이를 회복하려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나, 선행연구를 통해 감사인의 비감사서비스가 감사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일관된 결론이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 본 연구의 실증결과는 비감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동시에 비감사 수입에 의존도가 높은 감사인이 비감사서비스를 병행 제공할 때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여, 이해관계자들의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번째 연구(제2편)는 감사인이 외부감사와 비감사서비스를 피감사회사에 병행 제공하는 경우, 감사인의 세부 비감사서비스별 시장점유율에 따라 피감사회사의 회계정보에 차별적 영향이 있는지 컨설팅과 세무서비스를 구분하여 각각 검증한다. 첫째,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관련 컨설팅서비스 제공 시 감사인의 컨설팅서비스 시장점유율이 피감사회사의 재량적발생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기업들이 IFRS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과정에서 감사인으로부터 K-IFRS 도입관련 자문서비스를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었다. 선행연구들은 대체로 감사인에게 동 서비스를 받는 경우 기업의 재무정보 품질과 정보비대칭 해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둘째, 세무관련 서비스 제공 시 감사인의 세무서비스 시장점유율이 피감사회사의 재무보고이익과 세무보고이익의 차이와 가지는 관련성을 조사한다. 감사인이 제공하는 세무서비스가 감사품질이나 기업의 조세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혼재되어 있으며, 이는 세무서비스가 조세전략과 조세순응의 측면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에 추가적으로 감사인의 비감사서비스 시장점유율에 따라 피감사회사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차별적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K-IFRS 컨설팅서비스 표본 6,870개(기업-연도)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세무서비스 표본 3,034개(기업-연도)를 사용한 실증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감사인으로부터 국제회계기준 관련 자문서비스를 제공받은 기업들의 재량적발생액은 K-IFRS 의무적용 시점인 2011년 이후의 기간에서만 유의하게 감소한다. 이 경우, 감사인이 컨설팅서비스 시장점유율이 높을수록 재량적발생액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서비스를 구매한 기업들에 대해 지식이 많은 감사인의 K-IFRS관련 비감사서비스를 통해 재무보고체계 준비에 도움을 얻을 수 있으나, 컨설팅서비스 수익에 의존도가 높은 회계법인의 경우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세무관련 서비스를 이용한 실증결과도 유사한 시사점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인으로부터 세무관련 서비스를 제공받은 기업은 보고이익 차이의 절대값이 유의하게 감소한다. 그러나 비감사 중에서 세무관련 서비스의 점유율이 높은 감사인에게 해당서비스를 구매한 기업들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발견되지 않아, 보고이익차이에 따른 정보비대칭 해소를 줄여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일차적으로 비감사서비스의 세부 구성에 따라 구분하여 감사인이 각 서비스를 병행제공하면 피감사회사에 대한 이해와 지식에 기반하여 대체적으로 효율성이 제고됨을 시사한다. 그러나 특정 비감사서비스 수익에 의존도가 높은 감사인의 경우에는 독립성 저해로 인한 영향이 더욱 클 수 있으므로, 감사인의 수익관련 특성에 주의깊은 고려가 필요함을 보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