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퀴어영화에 재현된 ‘청소년’ 성 소수자의 이미지를 분석한 질적 내용분석 연구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장다정(2015)이 제시한 퀴어영화 등장인물의 외양상 특징을 참고하여 고안한 퀴어영화 분석의 틀을 기반으로 퀴어영화에 재현된 청소년 성 소수자의 이미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문제로는 첫째, 퀴어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둘째, 퀴어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주변 환경은 어떠한가? 셋째, 퀴어영화 속에서 청소년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어떠한가? 넷째, 청소년 대상 퀴어영화가 주는 교육적 시사점은 무엇인가? 와 같이 네 가지로 설정하였다.
연구 대상은 2010년 이후 개봉한 퀴어영화 중 청소년이 주인공인 영화를 선택하였고, 성 소수자의 대표유형인 LGBT를 기준으로 영화를 분류하였다. 선정 기준을 만족한 영화는 [잭 앤 다이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그의 시선], [야간비행], [문라이트], [어바웃레이], [톰보이]로 총 7편이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퀴어영화 속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공통적인 이미지는 말수가 적으며 예술적인 취미나 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성 소수자가 비소수자 청소년과 구별되는 특징은 없었다. 다만 레즈비언 영화에서만 연인들 사이에 이성애적 성 역할 구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둘째, 주변 환경을 가정요인, 또래요인, 학교 및 교사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먼저 가정요인에서 한 부모의 결손 여부는 청소년의 성 정체성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소년 성 소수자들은 가족들에게서 지지를 받지 못했다. 다음으로 또래요인에서 청소년 성 소수자는 친구와 동료 사이에서 피해자 및 약자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그러나 학교와 교사 요인에서는 청소년 성 소수자는 학교와 교사와 관련이 없는 개별적인 존재로 묘사된다.
셋째, 청소년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서는 분석 영화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 미국, 브라질, 한국 중에서 동성애에 대한 수용정도는 한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분석대상 국가들 중 동성애자라는 사실만으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배척당하는 모습은 한국 영화인 [야간비행]에서만 나타났다. 이는 한국에서 성 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넷째,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성적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청소년 성 소수자 주변 인물들에 대한 교육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교육 환경 전반에 걸친 변화가 요구된다. 먼저 가족과 부모를 위한 성 소수자 이해 교육과 성 소수자에 대한 정보제공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모든 학생이 성 소수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함양하고 수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과정 전반에 걸친 변화와 단위 학교차원의 다양성 존중 풍토 조성, 개별 교사를 위한 교사교육과 성 소수자 상담지침 마련 등의 실질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결과적으로 퀴어영화에 나타난 청소년 성 소수자 개인이 비소수자와 구별되는 특징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는 아직 성 소수자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와 공공연한 차별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부당한 현실은 가족, 또래, 동료, 교육 환경 제반이 만들어낸 성 소수자에 대한 낙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소외받는 사람 없이 다양한 성적 정체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서는 성 소수자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 이상 성 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무시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 논의의 장과 교육 환경에서의 적극적인 담론을 벌여야 한다. 특히 성 소수자 중에서도 가장 등한시되는 청소년들이 마주하게 되는 평등한 교육권의 박탈과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환경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에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연구는 많아지는 추세이지만 ‘청소년’ 성 소수자에 대한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질적 연구 외에 양적연구와 같은 연구 방법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또한 영화 이외의 대중매체 속의 청소년 성 소수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여 청소년 성 소수자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